4월 한수원 본사 이전…최소 3000여명 인구 유입 "문화·산업 어우러진 도시로"
지난 22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 문산2공단.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부품업체 100여개가 밀집한 문산공단 바로 옆 야산에서 덤프트럭들이 쉴 새 없이 흙과 암반을 외부로 실어나르고 있었다. 문산공단보다 두 배 큰 60만㎡ 규모의 문산2공단 조성 현장이다. 황하수 외동부동산 사장(51)은 “경주에는 1년에 최소 산 하나가 사라지고 공단이 한 곳 생겨난다”며 “분양가도 인근 울산에 비해 30~50% 저렴해 분양도 잘된다”고 말했다.
‘천년 문화의 도시’ 경주가 문화도시에서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. 최양식 경주시장은 “10여년간 끊임없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온 것이 경주를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진 자족형 도시로 만들고 있다”고 말했다.
◆울산·포항 경계에 공단 조성
10년 전 경주의 산업단지는 건천·화산산단 등 8개에 불과했다. 입주 기업 100여개도 소규모 자동차 부품회사가 대부분이었다. 도심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산업단지 등을 개발할 수 없어 도시의 활력을 잃어갔다. 관광업이 호황이던 2002년 28만5900여명이던 경주 인구는 2006년 27만7000여명으로 8800여명 줄었다.
경주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로 정부 지원금 3000억원을 받은 것이 활력의 동력이 됐다. 이 자금을 이용해 울산·포항 경계지역인 외동읍과 천북·강동면 지역에 산업단지를 집중 조성했다. 2006년 8개 단지 294만㎡이던 산단은 지금 25개 단지 1128만㎡로 늘어났다. 철강도시인 인근 포항시의 10개 단지 1250만㎡와 맞먹는다.
입주기업도 자동차 부품업체 500여개와 기계금속업체 652개를 포함해 총 1760개에 이른다. 시 관계자는 “기업체가 인구 25만명인 경주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”고 말했다.
◆한수원 본사 이전 새로운 도약
경주시는 국비 지원 없이 지역 발전을 위해 쓸 수 있는 가용재원이 연간 500억원을 넘는다. 최 시장은 “경주는 올해 한수원 본사 이전과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완공에 힘입어 에너지산업도시로 변모할 것”이라며 “경주 인구를 28만명대로 다시 늘리겠다”고 말했다.
경주=하인식 기자 hais@hankyung.com